All in 상상

 그런 이상 행동 뒤에는 외로움과 고독이 숨어있음을 알고 있다. 다만 아무리 외롭고 고독에 자아가 눌리고 녹아내려 안이 터져 피부 밖으로 흘러 나오는 순간 조차도 취향이라는 브레이크는 강력하게 작동한다.

[상상]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슬픔이 차오르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흘렀다. 진짜 슬픔은 눈이 먼저 알고 공기 중에 숨어있던 슬픔을 끌어모아 터뜨린다. 누구의 호흡이고 누구의 피였을까 잊혀진 습기들이 공기에 스며 있다. 까닭 모를 슬픔은 공기 탓이다. 미세먼지보다 미세한 슬픔이 모두의 폐부에 쌓여 있다. 잊고 살던 사람이 페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시인은 그런 듯 하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감정과 분출하는 생각으로 세상을 덮어버린다. 세상은 녹아내리고 해체되고 붕괴한다. 시인은 붕괴한 세상을 자신의 언어로 재창조 한다. 시인 안에 갇혀있던 세상은 시인의 언어로 새로운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세상은 겉모습은 이전 세상과 같지만 흐르는 공기와 가라앉는 중력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시인의 세상은 종이 위에 신비한 언어로 기록된다.

겨울은 작은 방에 찬 축복이다. 방 안의 물은 얼어붙고 추위에 떨기에 수건으로 목과 얼굴을 감싸고 잠이 들지언정 저녁내 싸웠던 가족이라도 서로 부둥켜 앉을 수 밖에 없는 따사로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