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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독감

머리가 독감에 걸렸다. 마음 속에 독감이 들어왔다. 머리가 마음이 독감에 걸리다니,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날 보니 나도 별 수 없었다. 쉽게 날 줄 알았느데 책을 보니 잘 낫지 않는다고 한다. 낫는 독감도 있지만 안낫는 독감도 있다한다. 이를 어쩔까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이 벗어날 수 없는 것들이 어찌 이것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다친 발가락 하나가 가끔 시큰시큰 거리는 것도 어찌보면 한평생 갖고 갈 불편함이요, 나쁜 눈도 그러하다. 어깨 속에 들어있는 물혹으로 인한 어깨 통증도 그렇다. 아프고 불편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것들이다. 보기싫은 사람도 있었지만 늘 같은 땅에 살아야 했다. 세상에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러니 비록 머리 속에 독감이 들어와서 종종 힘들어 한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삶의 과정이요 내 몸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독감으로 머릿 속에 열이 오르고 마음에 물이 차 오를 때 조금 더 조심하면 된다. 몸이 아플 때 잘 먹고 잘 쉬며 몸을 돌봐주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