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책장 설치
책장을 새로 설치했다. 방안에 책들을 쌓아놓다보니 움직일 곳이 없어서 오후 즈음에기 책장을 놔야겠다 갑자기 생각을 했다.
방 치수를 재고 이케아에 가서 재료를 사는데 캐리어에 각종 부품을 골라서 올려 놓고 마지막 부품을 찾는데 문제가 생겨버렸다. 중요 부품 하나가 품절인 것이었다. 가로의 넓이를 맞춰주는 고정레일인데 이게 없으면 설치하기가 아주 어렵다. 하지만 기껏 이케아까지 갔는데 그냥 오기 뭐해서 일단 재료를 다 사들고 집에 왔다.
줄자와 자를 가지고 대략 치수를 재며 벽에다가 연필로 표시를 했다. 그래도 이것저것 해온 통밥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아구가 잘 맞아 떨어졌다. 오래된 집이라 벽이 평평하지 않아서 처음 계획한 것 보다 더 높게 설치되었지만 나름 만족스럽니다. 책장은 이쁜데 배경인 벽이 색깔이 두개라 어색하다. 방 도배를 하다가 말아서 벽이 두가지 색으로 나뉜 것이 아쉽지만 이건 그냥 독특한 취향이라고 밀고 나가련다.
어쨌든 일단 방 한쪽에 놓아둔 책들을 살짝 올려놓으니 방이 많이 넓어졌다. 막상 꼽아놓고 보면 몇 권 없는데 방바닥에 너절하게 놓아두면 굉장히 많다는 착각이 든다. 책꽂이 여유가 되어서 다른 책꽂이에 대충 올려놓은 책들도 정리하고, 공식적인 문서들은 다 교회로 옮기고 나면 빈공간이 더 생길 것 같다. 어머니 댁에 피난시킨 책들도 조만간 다시 원상태로 복귀시킬 수 있을 듯 하다.
들어간 부품과 비용은 벽고정대 3개 21000원 , 브라킷 12개 24000원, 금속 선반 8개 72000원으로 총 117,000원이 들었다. 아 나사세트를 샀으니까 총금액은 12만원이 되겠고 설치시간은 2시간 걸렸다. 각 선반은 지지하중이 20kg정도로 나무판보다 가볍고 더 튼튼하다. 책을 올려놓기에 괜찮은 듯 싶다. 시멘트 벽을 뚫느라 땀이 비옷듯 했지만 깔끔하게 마무리된 책장을 보니 맘이 뿌듯하다. 몇년 전 나름 비싼 돈 주고 산 콘크리트 벽 뚫는 드릴도 한 몫했다. 역시 장비빨은 모양만큼이나 실전에서도 중요하다.
오늘은 오전에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오후에는 화단정리하느라, 밤에는 책장 설치하느라고 땀을 바가지로 흘린 하루였다. 이것저것 하느라 바빴지만 결과물들이 나름 뿌듯하니 하루를 꽤 잘 보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