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콩쿨”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여러번 보이는데, 이유인 즉슨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홈페이지(http://chopin2015.medici.tv/en/)에 가서 영상으로 감상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왠지 아우라가 풍겨나오는 것이 특별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김연아 같다고나 할까요. 이건 혹시 후광효과일까요? 어쨌든 내 귀에는 연주가 아름답고 청아하고 시원하니 좋습니다. (연주 모음 리스트로 감상해도 좋습니다. 조성진의 연주 모음 )
쇼팽콩쿨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는데 왠지 익숙하고 실제로 가서 들어본 느낌입니다. 이런 전문적인 분야가 익숙한 느낌이라니, 이게 다 일본 만화 “피아노의 숲” 때문입니다. 피아노의 숲은, 클래식 음악이나 음악을 잘 몰랐지만 만화 자체가 주는 재미가 있어서 봤는데 꽤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되더군요. 인디밴드 만화 벡Beck의 애니메이션 버전은 그다지 감동이 없었는데 피아노의 숲은 그림체가 너무 깔끔해서 정감이 덜하긴 하지만 실제 연주가 들어간 에니메이션 버전이 더 좋았습니다.
만화에서 쇼팽콩쿨 장면을 손에 땀을 쥐며 봤더니 인터넷에서 쇼팽콩쿨이라는 말을 보자 마치 미리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음악을 듣고 상상하며 그것을 말로 풀어내는 것이 마치 신의 물방울이나 요리 만화에서 요리나 와인을 감상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음악을 듣고 맘대로 상상하는 건 저도 꽤 좋아하는 지라 음악의 느낌을 표현해주는 모습들이 좋았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거리가 멀게 느껴지곤 하는데 간간히 귀 속으로 들어오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그런 음악들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감성도 더 풍부해지는 듯 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다행이 주변에 집이 없어서 음악을 크게 들어도 되니 더 좋습니다.
조성진이 우승소식에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서 그의 음반도 구해서 들어보면 더 좋을 듯 하고요. 마지막으로, 조성진의 연주 모습에서 속초 으뇨니 형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은 나만의 환청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사족을 달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