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n 일상

[일상] 그림 일기 몇개

작은 수첩에는 일상의 기록만이 아니라 낙서도 있다.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다보면 꽤 신기하고 알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물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사람에게 옮겨 놓으면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린 것이 있고, 못보던 것을 보게 된다. 물건 하나 하나에 얽힌 기억들이 물건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듯이, 사람 하나 하나에 얽힌 기억이 그 사람의 의미를 특별하게 한다. 재미있는 것은, 물건과 사람을 관찰할 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물건이나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라는 거다. 나의 무지와 무감각함이 더 드러나게 되고 선입견과 달라진 시선들이 분명해진다. 무엇을 본다는 행위는 결국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일상] 밤 고구마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젊은 날의 야식은 다만 아침에 부은 얼굴을 요구할 뿐이지만 나이든 사람에게 야식은 활명수가 없다면 소화불량이라는 대가를 요구한다. 활명수가 맛있게 느껴지고 야식을 먹을 때마다 소화제 생각이 난다면 위장이 찬란한 젊음의 때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다.

[정신승리] 일상에 의미두기

삶이라는 주어진 시간이 흘러가는데 당장에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삶의 의미가 흔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고 저울에 매달 수 없는 가치있는 삶도 있다 생각하며 스스로를 안위할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고 오래되다 보면 사람이 조금 이상해지기 마련이다. 

칼 구스타프 융(Jung)은 개인의 무의식에 있던 에너지들은 집단이나 군중이 될 경우에 하나의 인격처럼 그 힘을 드러낸다고 했다. 이성과 합리와 질서보다는 광폭한 무의식적인 힘을 표출하는 광전사(베르세르크)가 되는 이미지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