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트가르트 히브리어 구약성서를 구입했습니다. 전에 것은 제4판으로 14년동안 사용했는데 불법 복사본이었습니다. BHS가 진즉 5판으로 나왔다는 얘기는 들어서 언젠가 독일에서 정식 인쇄된 것으로 구입하리라 마음 먹었다가, 이번에 대한성서공회에서 서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한국어판이 나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한국어판을 구입했습니다.
인터넷에 소개된 한국어판은 표지 디자인도 별로고 색깔도 촌스러운게 마음에 꼭 들지는 않았지만 한국어판이고 독일어 판보다 가격이 저렴한 까닭에 구입했는데, 집으로 배송된 성경을 펼친 순간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책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들고 사진과는 달리 일단 전혀 촌스럽지 않았습니다. 색깔도 온라인에 올라온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게다가 서문이 한국어 서문만 있어서인지 독일어판보다 더 얆아 보였습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붉은색의 BHS 4판 복사본과 비교해보니 종이 질이나 굵기 차이도 꽤 있습니다. 4판 복사본도 꽤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 나온 정품을 보니 비교가 안되더군요. 이번에 온 5판이 너무 맘에 들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한번 만져주고 잘 때도 옆에 놓고 잡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성경이 있다고 해서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는 것은 아닙니다. 부끄럽게도 그냥 읽을 수만 있습니다. 오랫동안 읽기만 하고 문법을 안봐서인지 문법을 다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복습을 하고 있는데 조금씩 조금씩 잊었던 것들이 생각납니다. 책을 산걸 기회로 해서 한동안 열심히 복습해 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헬라어 70인역 구약성경도 있고 네슬알랜드 헬라어 신약성경도 있는데 이 또한 그냥 읽기만 합니다. 히브리어나 헬라어는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공부하지 않으면 오히려 잘 못 해석하고 섣불리 자기 입맛대로 원어를 요리하는 그런 잘못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잘못에 빠지지 않으려고 공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그냥 읽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몇년동안은 좀 더 열심히 노력해서 가능한 초보수준 정도의 독해는 해야 하지 않을까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좀 더 노력해야 겠습니다.
책상 위 포토존에 성경을 놓고 사진을 찍어 봤는데 사진으로 다시 봐도 마음에 듭니다. 책상에서 자라는 바오밥 나무가 우정출연 해주었습니다. :)
책값은 27,000원 아깝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