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편36:9)

[정신승리] 방향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방향보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게는 말이죠.

집에서 차를 타고 나와 10여분을 달렸습니다. 
문득 내가 가려던 곳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습관적으로 정 반대방향으로 간 것이었죠. 
차를 돌려서 다시 목적지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30분이 채 안되어서 원래 목적지에 도달했습니다. 
방향이 틀렸지만 속력을 낼 수 있었기에 
집에서 30분이 안되어서 도착했습니다. 
가끔 집에서 걸어 나갈 때가 있는데 
걸어가면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였습니다. 

내게는 방향보다는 속도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말도 조금 어폐가 있긴 합니다. 
굳이 단순화 해서 말하자면 속도 = 속력 + 방향 이니까요. 
속도란 말에 방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멈추면 보이는 것들"은 달리던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나같이 슬슬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멈춰도 별로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종종 빨리 달리듯 살아가다가 멈출 때 보이는 것들이 있는거죠. 

걷는 것도 중요하고 멈추는 것도 중요하고 방향도 중요하지만,
일단 심장이 터질 것같이 뛰는 것도 중요한 듯 합니다. 
열심히 달리고 높은 곳을 올라가고 열심히 살던 사람들이 
뒤를 돌아보면서 방향을 잡고 쉬어가며 하는 말을 
나같은 사람이 듣고 따라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게으른 삶에는 열심과 속도와 달리기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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