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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는 늘 같지만 한번도 같은 느낌을 준 적이 없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느낌을 준다. 미묘한 빛의 변화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의 내가, 변함없는 저 거리와 건물들에 다른 느낌을 부여한다. 

나는 시간들을 모두 균일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기억은 찰라같은 고통 또는 기쁨의 점들이 엉성하게 찍힌 얇고 하얀 무명천과같다. 나는 점과 점을 이어가며 뭉툭한 연필로 선을 긋는다. '자. 이제 모든 것들은 연결되었어’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