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편36:9)

[일상] 사람

[일상] 사람

그가 내 귀에 정말 거슬리는 욕을 하거나 극단적인 말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그가 말하는 바를 듣고자 노력한다. 말에는 그의 감정과 생각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사실과 진실로 믿지는 못한다. 살아오면서 사람들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얼마나 거짓말을 잘하고 허풍을 떨며 교묘하게 자신을 변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가를 많이 봤기때문이다. 그의 학벌과 시회적 지위는 결코 그의 말에 담겨질 사실와 진실을 보증해주지 못한다. 무례한 사람은 그의 가정의 현실을, 무식함은 그의 배움의 정도를 보여준다.

이리 생각하면 모든것이 어둡고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거기에는 인간의 빛남이 있으니, 배우지 못한 무식함과 불우한 가정환경을 넘어서는 순수한 겸양과 인간애, 상식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만 날뛰지 않고 많은 지식은 없지만 사려깊은 생각과 행동으로 마치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았는 것 마냥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다. 이들의 말에는 진솔한 힘이 있어 그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생겨난다. 훌륭함이 속물주의로 대체된 시대에 그런 훌륭함을 간직한 사람들과의 만남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빛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쉽게 보이지 않는 법. 애써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보고 듣지 않으면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혹여나 그런 이를 만난다는 것은, 모두에게서 멀리 떨어진 남루한 사람에게서 가장 고결한 것을 본다는 것은 삶의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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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열린책들, 2011)

[성경] 관계 - 비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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