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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회개와 기억

기독교에서 "회개"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감정적 슬픔을 강조하기도 하고, 의지적 결단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감정적 슬픔이 없으면 회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적 결단과 고백이 없으면 그 또한 참된 회개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회개는 변화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행동이 변화되지 않으면 참된 회개가 아니라는 것이죠. 각각의 상황의 특수성이 있겠지만 모두가 맞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일상] 운동회

어릴 때 운동회가 생각난다. 운동회 날 아침은 학교 가는 길부터 달랐다. 기념품에 불량식품에 사진사들이 요란하게 학교 등교길을 장식한다. 학교 문을 들어서면 만국기로 장식된 하늘에 비니루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운동장에는 전날 미리 석고를 부어 그린 100미터 달리기 라인과 릴레이 달리기용 라인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지금 생각하니 꼭 나스카 평원에 그려진 그림같다. 아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운동복을 입는다.  나일론 재질의 위 아래가 하얀 운동복이다. 목에는 청군과 백군을 나타내는 헤어밴드가 걸려있다. 운동장에는 벌써부터 일찌감치 와서 뛰어 노는 얘들도 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운동회가 시작한 뒤에 오기 시작하지만, 좋은 자리를 놓칠새라 일찍부터 와서 그늘이 진 명당자리에 돗자리를 펼쳐놓은 부모들도 있다.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불분명하다. 남겨진 것은 그 때의 감정과 이미지뿐이다. 과거의 사건은 지나가지만, 감정과 이미지는 기억 속에서 생명을 부여받고 태어나 살아간다. 기억 안에만 갇혀있는 이 작은 동물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