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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그런 듯 하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감정과 분출하는 생각으로 세상을 덮어버린다. 세상은 녹아내리고 해체되고 붕괴한다. 시인은 붕괴한 세상을 자신의 언어로 재창조 한다. 시인 안에 갇혀있던 세상은 시인의 언어로 새로운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세상은 겉모습은 이전 세상과 같지만 흐르는 공기와 가라앉는 중력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시인의 세상은 종이 위에 신비한 언어로 기록된다.

특이함은 특이함을 가진 사람이나 문화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수평적인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와 우리의 세계는 너무 멀다. 그 먼 세계는 나의 세계와는 다르다. 그는 이상하고 그의 세계도 이상하다. 그 이상한 세계에 한 번 정도는 가고 싶으나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도 그를 닮고 싶은 마음도 없다.

타인의 슬픔에 참여하는 시간의 길이는 타인의 삶과 겹쳐진 부분이 얼마나 견고하게 연결되었는가에 달려있다. 감정적인 연민은 쉽게 지나가고 잊혀지지만, 내 존재 깊숙히 견고하게 연결된 슬픔은 내 시간의 일부가 되고 기억으로 남는다.

그들의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도 다릅니다. 고래는 육지 세상 볼 수 없습니다. 잠시 물 위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보이는 하늘과 저 멀리 보이는 육지가 그 전부입니다. 그에겐 심해의 심연과 물 속으로 들어 오는 빛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지만 푸른 숲과 사막과 흙의 정겨움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떡볶이는 먼지 날리는 길거리에서 먹어야 맛있다. 도자기에 천연 유기농 재료로 만든 궁중 떡볶이는 거리의 맛을 대신할 수 없다. TV 속의 고급스러운 문화를 보며 좋은 가방을 산다고 그 세계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TV 속의 낮은 문화를 보며 인간적인 그 무엇을 느껴 눈물을 흘린다고 그 세계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원하는 세계가 있다면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그녀는 그러기 싫다. 하위 세상의 천박한 문화가 싫다. 부담스럽다. 척박함을 받아들일 순 있어도 천박함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