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함과 특별함이란 말에 배어있는 정서와 생각이 다르다. 특이함은 특이함을 가진 사람이나 문화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수평적인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와 우리의 세계는 너무 멀다. 그 먼 세계는 나의 세계와는 다르다. 그는 이상하고 그의 세계도 이상하다. 그 이상한 세계에 한 번 정도는 가고 싶으나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도 그를 닮고 싶은 마음도 없다. 특이함은 상대적으로 문화적 소비의 대상이 되거나 사회에서는 소박한 배타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반면 특별함은 서로간에 수직적인 거리와 다른 차원이 존재함을 나타낸다. 너와 나의 세계는 가까우면서도 멀다. 그 먼 세계는 나의 세계와는 다르고 이상하다. 그 세계에 가보고 싶다. 가보지 못하더라도 그 세계 옆에 머물고 싶다. 이것은 마치 밤하늘의 별들과도 같다. 수 만 광년 혹은 수십 수 백만 광년의 시공을 넘어 존재하지만 손을 뻗쳐 닿을 듯이 바로 눈 앞에 펼쳐져 있다. 특별함은 동화나 소박한 종교, 신화적 가치를 가지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소유와 공존의 욕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사람들은 한 때 모두 특별했다. 밤하늘의 별처럼 모두가 반짝였다. 그 특별함이 사람들 사이에 빛을 잃고 떨어지든지 혹은 천장에 박힌 형광등 같이 모두 누군가의 손에의해 인공적인 빛을 내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세계로 들어오지 못하고 어떤 이들은 세계 안에 뿌리를 내린다. 자신의 특별함을 포기하지 못하고 빛을 잃어가는 존재들은 세계에 뿌리내리지 못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고집한다. 이들은 특이함으로 홀로 남겨져 세계 위를 부유한다. 마치 이상함과 불길함의 상징처럼 보이던 혜성과 같이 사람들의 세계에 가까이 하지 못한 채 긴 시간을 주위를 맴돌며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이도저도 아니게 빛을 잃은 자들은 저 위에 있는 별들을 바라보듯이 특별함을 보고 찬미하며 위로받거나 혹은 특이한 혜성의 목걸이를 만들어 차고는 자신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상상컨대 아니 믿고 바라건대, 사람의 영혼이라는, 만들어졌고 이루어진 채 더 이상 그 어떤 변화도 불가능해 보이는 그저 고도로 발달된 유기체의 인간이 아닌, 영혼으로서의 사람에게는 아직 그 속에 특별함이라는 빛이 남겨져 있다. 먼지와 공해로 뒤덮인 도시 한 가운데서도, 가로등의 네온 불빛 속에 종종 밤하늘의 별들이 보이듯이 모든 것들이 사라진 그 속에서도 늘 특별한 영혼의 빛은 존재한다.
큰 사랑은 서로의 빛을 일깨워주며 한결같은 사랑은 서로를 특별한 존재들로 만들어 준다. 특이함과 특별함은 각 개인이 존재하는 절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너와 나”라는 서로 간에 존재하는 그 어떤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와 사랑이 될 때 우리는 모두가 다 특별해 지지만 그 사랑과 의미를 잃어버릴 때 우리는 또한 저 세계에서 이 세계로 빛을 잃고 떨어지는 특이한 운석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떨어지는 별들의, 다시금 사랑으로 빛을 찾는 이 땅의 별들의 빛남과 소리들이 내 마음 속에서 그리고 어느 곳에서나 반복되고 있다. 비록 우리들이 온 세상의 큰 별은 아닐지라도, 빛을 잃어가며 떨어지는 차가움이 아니길 바란다. 하나나 둘 혹은 서넛에게라도 특별함이 되어주고 서로의 빛나는 따스함과 특별함이 노래처럼 번져나가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