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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작은 방에 찬 축복이다. 방 안의 물은 얼어붙고 추위에 떨기에 수건으로 목과 얼굴을 감싸고 잠이 들지언정 저녁내 싸웠던 가족이라도 서로 부둥켜 앉을 수 밖에 없는 따사로움을 선사한다.

내게 주어진 사회적인 삶은 아직 여름일인데 마음은 벌써 늦가을처럼 서늘하다. 가슴은 비어있는 듯 헛헛함에 시리고 목뒤에서는 뭐 하나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민망함이 스물스물 정수리로 올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