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거리며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지냈습니다. 한 해의 끝이 보이는 요즘에 다시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지난 사순절 기간 고난주간에 했던 기도회입니다. 그 때의 어리숙한 말씀들이 늘 귀에 들리고 지금도 마음 속에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내 평생에 남겨질, 어리숙하지만 친근한 말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편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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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더위에 지쳐, 밖에서 밤새도록 떠드는 이상한 얘들 소리에 지쳐 아침에 쾡한 눈으로 일어나면서 생각했다. "간장 게장 맘껏 먹으면 소원이 없겠다". 갑작스레 잡힌 저녁식사 약속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약속한 집에 들어가 밥상이 펼쳐졌다. 방상에 나온 건 "간장게장". 안도현 시인의 간장게장이라는 시가 생각났지만, 눈물을 머금고 그자리에서 밥 두 공기와 간장게장 두마리를 꿀꺽 해치웠다. 밥을 먹고 나자 정말 맛있는 복숭아가 후식으로 나왔다. 옆에 앉은 아이가 복숭아 몇조각을 삼키더니 말한다. "아까 복숭아 먹고 싶다고 했는데". 먹고 싶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진 저녁이었다. 참으로 재미있는 저녁이었다.